“사전통보 없이 예약석 뺏기고 장애 아내와도 떨어져
유나이티드측 명확하고 정당한 답변 내놓지 못해”
소수계 승객들에 대한 인종차별 관행으로 악명이 높은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이번에는 워싱턴의 한인 변호사로부터 인종차별 소송을 당했다.
전종준 변호사(워싱턴 로펌 대표)는 “한국 이름 때문에 항공기 예약 석을 빼앗겼다”며 지난 8월30일 유나이티드 항공을 상대로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했다고 4일 밝혔다.
전 변호사에 따르면 이번 소송 건은 부인과의 결혼기념을 위해 지난 7월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발생했다. 그는 이번 여행을 위해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시애틀까지 왕복 항공권을 7개월 전에 예약했다 한다. 6월30일 시애틀에 갈 때는 일등석을, 7월8일 워싱턴으로 돌아올 때는 이코노믹 플러스 자리였다.
그의 아내는 최근 오른쪽 눈 부위에 암 종양 수술을 하였고, 왼쪽 귀에도 청각 장애가 있어서 반드시 같이 앉아야 하는 것을 확인하고 옆 좌석으로 예약했다고 한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 시애틀로 돌아오는 크루즈 안에서 항공편을 확인한 결과 이코노믹 플러스 석이 일반 뒷좌석으로 밀려난 데다 부인과 자리도 서로 떨어지게 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전 변호사는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이들 부부의 항의에 항공사는 별다른 해명 없이 다시 앞으로 좌석을 변경시켜주었다. 그러나 시애틀에 도착해보니 비행기가 바뀌었고 좌석은 다시 뒤로 밀렸고 부부의 자리도 떨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7개월 전에 예약해놓은 그의 자리는 백인이 차지하고 있었다.
전 변호사는 “이에 대한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사전 통보나 해명이 전혀 없었다”면서 “이는 미국 시민권자인 내 한국식 이름 ‘Jong-Joon Chun’을 본 항공사 측의 동양인 차별의 타깃이 된 것이며 이로 인해 아내의 장애까지 차별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워싱턴으로 돌아와 항공사에 다시 항의하는 한편 연방 교통부에도 이를 신고했다. 그러자 유나이티드로부터 답변이 왔다.
전 변호사는 “왜 돈을 지불하고 예약한 좌석에서 일반 뒷좌석으로 밀려났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유나이티드 항공은 명확하고도 정당한 답변을 주지 않아 결국 인종차별 소송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더 분을 참지 못한 것은 덜레스 공항에서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시애틀 장애인 올림픽’에 참가하는 로드아일랜드와 켄터키 주의 장애인 선수 30명에게 점심을 제공해 조종사로부터 감사의 친필 편지까지 받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 변호사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감사는 일주일도 채 못가고 오히려 차별로 돌아왔다”며 “중국인 의사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렸던 유나이티드 항공의 동양인 차별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인종차별은 계속 될 수 있기에 이번 소송을 통해 항공사의 정책이 바꿔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지난해 4월 베트남계 내과의사 승객에게 초과예약(오버부킹)된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내에서 질질 끌어내면서 세계적인 공분을 샀다. 또 지난 5월에는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나이지리아 여성을 기내에서 쫓아내는 바람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