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도 이긴 경기
주말마다 아들의 농구경기를 관람한다.
목소리가 쉰지도 모르고 응원한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 미국 부모의 응원과 승부욕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또 참패를 당한다.
아들의 농구팀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왜 그럴까?
거기에는 한가지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정신 지체 장애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공을 잡으면, 그냥 걷다가 파울을 당한다. 뛰는 것인지 걷는 것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늦다.
다섯명이 뛰는 농구경기. 그러나, 그 친구가 뛰는 쿼터에는 결국 5대 4로 경기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질 수 밖에………….
그 친구가 실수할 때면, 팀의 부모들을 쳐다본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친구의 아버지를 째려 보거나 눈총을 주는 부모가 없다.
그 친구의 아버지 또한 자식의 실수를 보고도 별로 의기소침해 하지 않는다.
그 친구가 경기 시작 전 까지 안 오면, 그 친구가 오지 않기를 은근히 바라는 사람도 없다.
모두가 공감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농구경기를 통해 그 친구의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즉, 모두에게 그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 이다.
법으로 장애자를 차별할 수 없는 미국.
그러나 법 이전에 장애자를 껴안는 미국사회와 문화가 없었던들, 오늘의 농구경기를 관람 할 수 없었으리라.
경기를 마친 아들과 팀 멤버의 얼굴에는 실망의 빛을 읽을 수 없다.
졌다고 우는 아이도 없다. 누구에게 손가락질 하거나 원망하지도 않는 그들의 모습속에서, 지고도 이긴 경기를 본다.
경기를 이기는 그 자체보다는, 문화와 고정관념의 장벽을 깨고, 한 인간을 사랑해주고 배려해 주는 것이 더 값진 것 이라는 교훈을 아들의 농구경기를 통해 배운다. 아들의 어깨를 치면서, 격려해 주었다. 너와 너희팀은 “진짜 승리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