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민 개혁안, 윤곽이 보인다

민주당이 연방 하원과 상원을 장악한 바이든 시대가 열린다. 트럼프의 이민 억제주의에서 바이든의 이민 개방주의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소수민족인 한인들에게는 매우 반갑고 중요한 이슈인데, 그 이유는 현재 미국 거주 한국인은 약 300만 명이며, 이민서류 미비자는 10% 전후인 약30만 명 으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선서 후 100일 안에 1100만 이민 서류 미비자를 구제하는 이민개혁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경 보안 등의 이유로 거센 공화당의 반대가 예상된다. 더우기, 코로나 사태에 따른 중남미계 사람들의 새로운 유입을 사전에 막고, 또한 이민개혁안 진행을 위해 필요한 재정 확보 등을 재 정비하기 위한 지연이 불가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과연 이민개혁안은 정말 통과될 수 있을까? 나는 바이든 정부 초기에 이민개혁안이 통과되어 1100 만 이민서류 미비자들이 구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민개방주의를 지향하는 민주당이 미 연방 하원과 상원 그리고 대통령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9.11 테러 이후 20년 동안 이민 냉각기를 거치면서 이민개혁안이 통과되지 못했으나, 이제는 10년 만에 다시 민주당의 전성시대가 되어 이민개혁안의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황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둘째, 바이든 행정부는 ‘오바마의 실수’를 재현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인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후 2009년 부터 2011년까지 민주당이 미 연방 하원과 상원을 장악하였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기간 중에 이민개혁안을 통과 시키는 대신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이 추방을 시켜 ‘추방통수권자(Deporter-in-Chief)’ 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 유세 중 바이든 후보는 250만 명을 추방시킨 오바마 대통령 밑에서의 부통령 역활에 대한 질문 쇄도로 인해 곤역을 치르기도 했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이민개혁안을 올해 중에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민개혁안의 윤곽은 어떤 형태로 진행 될 것인가?
“역사는 정치의 거울이다” 라고 했듯이, 바이든의 이민개혁안은 이전에 발표되었던 모델을 수정, 보완하면서 추진 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더 스마트하고 인도적인 이민개혁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7년 전 의회에 상정된 바 있었던 “2013년 포괄적 이민개혁안” 과 차별을 두었다. 2013년 포괄적 이민개혁안에 의하면 이민서류 미비자에게 10년 동안 임시 영주 신분을 준 뒤, 영주권을 발급해 주고 3년 뒤에 시민권 신청을 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이 포괄적 이민개혁안은 상원에서는 통과되었으나,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에 의해 좌절되었다.

한편 바이든의 이민개혁안은 5년의 임시 영주 신분 뒤, 영주권을 부여하고 3년 뒤에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2013년 포괄적 이민개혁안이 13년 만에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과 달리 바이든의 이민개혁안은 8년 만에 시민권을 부여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8년 만에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에는 정치적 의미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하게 되면 8년 뒤에는 1100만 명의 새로운 시민권자가 탄생하여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될 수도 있다는 계산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청소년 추방유예자(DACA)들에게는 영주권을 부여하고 시민권도 속히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바이든 이민개혁안은 300만 명을 구제한 레이건식 사면과 포괄적 이민개혁안이 포함하고 있는 여러 내용 중 신청자격 요건인 ‘입국 시기’와 ‘불법 체류 기간’ 그리고 ‘증빙 서류의 종류’ 등을 총제적으로 고려한 뒤 앞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민은 경제다.’ 20년 만에 펼쳐질 이민개혁안으로 신분문제 해결을 통한 경제 활성화로 코로나 사태까지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전종준 / 변호사, VA>

<출처: http://dc.koreatimes.com/article/20210105/1344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