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꾼 오바마
오바마가 약속을 깼다. 여름이 끝나기 전에 이민개혁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했다가 지금은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연기한다고 말을 바꾸었다.
“이민은 정치다” 라고 했듯이 오바마가 정치에 밀려서 이민개혁에 또 다른 공수표를 발행한 것이다. 그 이유인즉, 공화당이 우세한 남부지역에서 공화당 상원의원이 더 많이 당선될 경우, 현재의 상원 다수당 자리를 빼앗길까 우려한 나머지 민주당이 선택한 불가분의 조치라고 한다. 즉 이번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된다. 반면에 약 75% 이상의 히스패닉을 표를 받고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가 이번 약속을 어긴 것으로 인해 실망과 분노에 찬 히스패닉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게 되면, 오히려 중간선거의 패배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는 추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올해를 넘기지 않고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는 새로운 약속을 내놓았는데, 과연 이 말까지 믿어야 할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의 결과에 관계없이 이민개혁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
만약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게 된다면, 오바마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필요가 없어지고 대신에 의회를 통한 포괄적 이민개혁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의회와 로비를 할 것이다. 이미 상원에서 통과된 포괄적 이민법안이 하원의 공화당에 의해 멈추어 있는 것을 계속 진행시킬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공화당이 다시 하원을 장악하게 된다면 이민개혁안은 지금처럼 쉽게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했더라면 선거에서 승리했을지도 모른다는 후회속에서 새롭게 약속한대로 이민개혁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다. 이처럼 선거의 결과에 관계없이 오바마 대통령은 개인적 그리고 정치적 이유로 어떤 형태의 방법이라도 이민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를 찾아보면, 첫째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추방을 가장 많이 시킨 대통령으로 악명이 높다. 물론 이점이 오바마가 이민법 집행을 제일 충실히 한 대통령으로 의회에 인식되어 이민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행정명령 발동때 크레딧을 쌓아 놓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런 오바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은 오바마의 이민정책에 아직도 정면으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오바마 자신은 역사적으로 기억에 남는 인물이 되고자 할 것이다. 역대 대통령이 발동하지 못한 획기적인 행정명령을 통해 악명높은 추방 대통령에서 존경받는 인권 대통령으로의 변신을 꾀하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오바마는 행정명령을 발동함으로서 의회 대신에 행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민개혁을 추진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남기고자 할 것이다.
세째, 오바마는 재선 대통령이다.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정치적 부담이 적은 대통령이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 자신을 위해서도 과감하게 행정명령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2년 뒤에 있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위한 히스패닉 표밭을 다져 놓아 주기 위해서라도 올해 말로 연기된 행정명령의 약속은 꼭 지킬 것으로 생각한다.
11월 중간선서가 다가온다. 또 다른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하여 언제 또 다시 정치인들이 말을 바꿀지 예상할 수가 없다. “이민은 정치” 가 아니라 “이민은 정착”이란 것을 정치인들이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