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기싸움, 누가 덕 볼까?

남북한의 기싸움, 누가 덕 볼까?

연일 한국과 미국, 세계의 언론들이 한국의 전쟁위험을 예고하고 있다.
전쟁의 불감증을 느끼고있는 한국인들 마저 전쟁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전쟁위협에 대해 선제 공격을 해야 한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말 전쟁은 날 것인가? 그냥 일시적인 제스추어인가?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지금 남한과 북한은 치열한 기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가르쳐 준 일이 없는데도, 싸움을 하기 전, 인간이나 동물들은 기싸움을 먼저 시도한다. 눈을 매섭게 노려본다던가, 한 대 칠 것 같은 자세를 보여준다던가 말이다.

이 기싸움에 주눅이 들면 싸움에 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간혹 “기가 막혀 죽겠다” 라는 말을 한다. 기가 막히면 정말 죽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만큼 기는 아주 중요한 것이다.
“칼을 뽑았으니 발등이라도 찍는다”라는 식으로 기싸움에 명분을 찾기 위해 북한이 국지전이라도 도발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만약 북한이 기싸움을 하면서 국지전을 일으키거나 혹은 주변국에 핵미사일을 발사 할 경우, 이에 대한 응징으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그럴 경우 국지전은 확산되고 결국에는 전면전으로 번질 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을 핑계로 미국은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 할 가능성도 있는데 그 이유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한 “핵 도미노”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위험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북한의 핵 기술이 이란이나 다른 중동국가로 이전되는 것을 막고자 함이다. 한때 미국은 이런 국제정치적 전략의 일환으로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추진하려 했으나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막았다는 후문도 있다.

미국은 1960대 부터 월남전에 개입했는데 그 이유는 인도차이나가 차례로 공산화가 될 수 있다는 “도미노 이론” 때문이였다. 월남전에서 오랜 기간동안 국지전을 벌이다가 수많은 희생자와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된 닉슨 대통령은 월남전 종식을 위해 베트콩의 심장부인 수도 하노이를 맹폭격하였다. 그 결과 베트콩은 손을 들고 1973년 파리 평화협정 테이블로 나오게 되었다.

이런 미국의 군사적 잠재력을 잘 알고 있는 북한은 함부로 전쟁을 유발하지는 못 하리라 본다. 3대 세습 정권의 전통성 확보와 유지가 목적인 북한이 전쟁을 쉽게 일으키지 못하는 이유는 전쟁으로 인해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싸움도 일련의 정권 유지용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역사는 정치의 거울이다” 라고 했던가?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나고, 미 의회의 월남전 예산안 삭감과 미군철수가 있은 뒤 얼마 되지 않아 월남은 1975년 베트콩에 의해 함락되고 말았다. 이 사건을 통해, 힘없는 나라가 결국은 망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기싸움으로 누가 덕을 볼 것인가? 현재 전 세계에 퍼진 전쟁의 위협으로 인해, 각종 무기 판매 수입 및 이권을 얻을 북한과 한국 주위에 있는 사대 강국이 아닌가 싶다. 20세기 국제 정치학의 대가인 한스 모겐쟈 (Hans Morgenthau)도 국제 정치를 “국가간의 권력의 투쟁” 과 “힘의 정치”로 분석하였다. 이를 증명하듯, 레이건 대통령의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힘의 정치”가 구 쏘련의 몰락을 가져왔으며, 또한 독일의 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튼튼한 자주 국방의 힘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초석인 것이다.

이번 기싸움은 마지막이 아니라 단지 시작일 뿐이다. 힘이 없으면 흠이 된다. 따라서 치열한 기싸움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국제정치적 감각과 실리적 대응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