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한국인 자부심의 상징

1991 년 3월, LA 폭동의 원인이 되었던 로드니 킹 사건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로드니 킹이 LA 경찰에 체포되어 길거리에서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미국 전 지역에 방송이 되었던 것이다. 그 후 법원에서 LA 경찰들이 무죄로 풀려나자 화가난 흑인들이 LA 한인타운을 불 질렀던 끔직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때 LA경찰은 일본 타운을 지켰다고 하니 한인이 얼마나 힘이 없었는지 실감이 날 정도였다.

그 당시 로드니 킹 사건을 보고 TV 토크 쇼 호스트 제이 레노는 이런 조크를 했다. 경찰에 의하면, 로드니 킹이 체포 된 이유는 90마일 이상 과속으로 달렸기 때문이였는데, “어떻게 현대차가 90 마일 이상을 달릴수 있냐?” 고 했다. 한인도 그리고 한국차도 힘이 없어서 흠이 되었던 시절이였다. 그런 조크의 대상이었던 현대가 20년이 지난 오늘날, 미국에서 연간 판매량 50만대를 돌파한 것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미국 사람들 뿐이 아니라 미국에 살고있는 한국인 마져도 외면하던 차였다. 많은 사람들은 고장이 적고, 리세일 벨류가 높은 일본차를 선호한 것이 사실이였고, 나 또한 그런 이유로 학생 시절 일제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현대차는 돈이 없는 사람이 타고 다니는 차로 인식되었고, 품질면에서도 일제차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되어 많은 이들에게 외면 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현대차의 위상이 변했다.
이젠 한국차의 디자인도 뛰어나고 품질도 향상되어 일본차 못지 않게 되었고?또한 내가 한국인이니 미국에서 차 한대 정도는 한국차를 가지고 있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일 전에 현대차를 샀다.
더우기 내 마음속에는 한국차를 운전함으로서,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모국인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한국인의 자긍심을 더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일면도 있었다.

처음에는 현대차를 사는 것에 그렇게 반가워하지 않던 아이들이, 막상 차를 시승 해보더니, 현대에 대한 부정적 관점이 눈녹듯이 사라지고, 현대차의 기술에 놀랐다고 한마디씩 하는 것이였다. 그동안 아이들은 삼성과 LG의 셀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전자제품를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피부로 느꼈으나, 이제는 덩치가 큰 자동차까지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인의 긍지를 심어주는 교육적인 효과까지 갖게 되었다. 아이들이 차를 타면서 차가 너무 좋다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친구들이 현대차가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면 더 신나하는 모습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주말에는 온 가족이 서로 현대를 운전하겠다고 실강이를 벌이곤 한다.
현대 소나타를 샀는데 일본차보다 가격이 싸면서도 최신의 모든 옵션이 포함되어 있어 마치 럭서리 차를 반 값에 산 기분이었다.
요즘 한국차의 눈부신 질적 향상으로 인해 미국 영화속에서도 등장하는가 하면, 유학생이나 단기 체류자들도 현대차를 사서 타고 다니다가 다시 한국으로 가지고 갈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이제는 현대차를 타는 것이 부끄러움이 아니고, 한국인의 자부심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다.

미국에서 한인의 정치적 신장과 경제적 신장이 함께 나아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미국 주류사회에서 한국인의 정치적 역량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그에 발맞추어, 한국차의 눈부신 성장은 곧바로 미국내에서의 한국인의 위상 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때, 우리가 한국차를 더 사주고 밀어주면 줄수록, 우리의 힘도 그 만큼 더 빨리 커질 것이다.

이제 현대차는 조크의 대상이 아니라, 힘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