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안의 독도

아침마다 진돗개와 산책을 한다.
귀가 쫑긋 서고 꼬리가 말려 올라간 진돗개를 보고, 많은 미국인들이 한마디씩 던진다.
어떤 이는 일본개인 ‘시바이누’냐고 묻는다. 아니라고 하니, 이제는 일본의 ‘아키타’냐고 묻는다.
어떤 이는 중국개인 ‘챠우챠우’냐고 묻는다.
일본개인 시바누이와 아키타는 진돗개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으나, 몸집이 조금 작은 편이다. 그러나 중국개인 챠우챠우는 작고 뚱뚱한 개라 생김새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도 중국개나 일본개에 밀려 우리의 진돗개가 서러움을 받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본 즉, 진돗개는 세계 400여종의 개를 인정하는 ‘국제 애견 연맹’에서도 인정받지 못했고, 또한 130여종의 개를 등록한 ‘미국 애견 협회’에서도 진돗개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진돗개의 조용한 점유가, 우물안의 진돗개를 만든 셈이다.
아침마다 독도 기사와 접한다.
독도는 동해 한 가운데 외롭게 서서 21세기 해양시대를 손짓하고 있다.
영해 확장 운동과 해저 자원 개발이 맞물리면서 독도의 소유권 분쟁이 노골화되고 있다.
국제법 상 주인이 없는 땅은 일정기간 동안 점유를 하면, 소위 “시효 점유”라 하여 그 땅의 소유권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논리를 그동안 독도에 적용해 온 일본.
그러니 독도가 어느 나라에 속하는지도 모르고, 우리의 독도가 서러움을 받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본 즉, 미 행정부내의 어떤 한국 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기입되어 있었고, 또한 울릉도는 표기되어 있었으나, 독도는 지도상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독도의 조용한 점유가, 우물안의 독도를 만든 셈이다.
앞으로 일본이 독도문제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 사법 재판소로 가져갈까 염려된다.
‘우리의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떠들면서도 진돗개나 독도 하나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국제화의 지각생 한국.
더 늦기 전에 국제법과 세계 외교를 통해 독도를 우물안에서 꺼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