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납부자를 대우해 주는 나라… 국가가 부자니 국민도 부자다

요즘 연방 세무국(IRS)에서 깜짝 놀라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전국적으로 한인들의 세금보고가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왜 비즈니스 하시는 재미동포들께서 안내던 세금을 갑자기 내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245(i) 조항 마감 일에 즈음하여 취업이민의 고용주가 되어 주기 위해서 할 수 없이 세금보고 액수를 올린 것으로 보면 어느 정도 맞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세금 내는것을 억울하게 생각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조선시대 때의 지방행정 관리의 횡포와 일제 강점기 때의 착취 때문에 관청이 내 소유를 빼앗아 간다고 인식하여 세금에 대한 부정적 사고가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의 보이지 않는 정서속에세금 안내는 사람이 현명하고 똑똑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세금 납부에 대한부정적 관념과 아울러 세법구조 및 세무관청의 불합리 때문에 탈세와 이중장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세금을 정직하게 내면 돈 벌 사람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세금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세무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면서까지 세금을 내지 않는 길을 모색하지 않았던가. 정직하게 사업을 운영하고 뇌물을 주지 않는 사람들은 세금 부담으로 인해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느덧 세금을 정직하게 내는 사람이 바보 취급을 받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러한 세금에 인식외에 한국사람들이 탈세화는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은퇴후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한국에서는 은퇴후 사회보장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돈을 모아 놓지 않으면 말년에 고생을 한다고 생각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는 것이다. 모아 둔 돈을 자식에게 주어야 자식들에게 안정된 효도를 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와같은 현상은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형성과 재벌2세의 재산승계 같은 양상을 낳기도 한다. 이러한 문화와 사회구조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와서 아직도 한국식으로 세금을 생각하고 불이익을 당하는 이가 간혹 있다.

미국은 신용사회이며 탈세를 용서하지 않는 사회이다. 미국에서는 탈세자를 양심을 저버린 파렴치범으로 취급한다. 하지만 재미동포는 세금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 즉 한국에서처럼 세금을 내면 망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세금을 납부해도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모두에게 공평하게 시행된다. 각 사람이 수입 정도에 따라 약 15-39.5%까지의 세금을 납부하는데 수입이 적은 사람은 그만큼 적게 내고, 수입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세금을 낸다.

미국에서는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면 국가로부터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 62세부터는 자신이 낸 세금의 일부를 되돌려 받아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니 국가가 자식 역할을 해 주는 셈이다. 따라서 자식에게 의존하는 한국식 노후대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탈세하면서까지 악착같이 돈을 모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재미동포들은 세금보고에 충실하지 않기 때문에 크레딧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은행에서의 융자나 영주권 신청시 재정보증이나 고용주 자격 등이다. 요즘 세금보고가 많아진 것이 245(i) 조항 때문인 것처럼 지난번 영주권 차별 법안이 통과 되었을 때 서둘러서 시민권 신청을 한 것과 유사하다. 서로의 신뢰 속에서 신용을 강조하는 미국사회에서 자발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아직도 경제적 이익과 실리 때문에 변신하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 세금의 법적 의무 뿐만 아니라 도덕적인 양심적인 의무를 깨달을 때 한인들은 일등 국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