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적 자동상실제’ 부활의 국적법 개정안 국회토론회 25일 개최
▶ 전종준 변호사“피해자 구제 위한 국적 자동소급상실 허용해야”
전종준 변호사가 초안을 만든 국적법 개정안(김홍걸 의원 대표 발의)을 공개하고 있다.
재외동포 차세대의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해법에 청신호가 켜졌다. 원정출산과 이민출산을 구분해 국적 자동상실을 허용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김홍걸 의원(무소속)의 대표 발의로 국회에 상정되기 때문이다. 새 개정안의 발의와 통과를 위한 국회토론회는 오는 25일 개최된다.
국회 토론회의 주발제자이자 이번 개정안의 초안을 만든 전종준 변호사는 “국적 자동상실제의 부활은 거주국의 공직이나 정계진출에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미국 신원조회시 대부분의 질문이 ‘복수국적을 가진 적이 있습니까?’라고 과거부터 현재의 사실까지 묻는 질문이기에 출생일로 소급하여 국적이 자동 상실 되도록 하는 것이 복수국적으로 인한 불이익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새로 신설될 국적법 제14조2(선천적 복수국적자에 대한 특례)의 1항에 의하면 외국에서 출생한 사람(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사람은 제외한다)으로서 출생 이후 17년 이상 계속하여 외국에 주된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있는 복수국적자는 국적선택기간이 지난 때에 출생일로 소급하여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된다. 다만 원정출산이나 병역기피자는 이 규정에서 제외된다.
이번 국적 자동상실은 남녀의 구분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아니하며 또한 한국에 출생신고를 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또한 출생일로 소급하여 국적이 자동으로 상실되기에 2세, 3세 자녀의 ‘복수국적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다.
전 변호사는 “토론회에서는 한국계 3선인 앤디 김 미 연방하원의원의 예를 들어 설명할 예정이다. 그는 1982년생이지만 현행 국적법상 1983년 5월 25일생부터는 복수국적이 되어 공직이나 정계 진출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심각성을 전하면서, 새로운 국적 자동상실제 도입에 대한 정당성과 필요성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변호사는 “이번 개정안은 2%가 부족하다. 새 개정안은 시행된 이후에 국적법에서 정한 기간이 지난 사람들을 그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어, 이미 기간이 지난 복수국적의 피해자는 구제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개정안 시행 당시 만 22세(여성) 또는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이 되는 때(남성)가 초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만 개정안이 적용되어 국적 자동상실의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개정안 시행일 당시 이미 나이를 초과한 경우에는 개정안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2005년 ‘소위 홍준표법’ 이후 약 18년 동안의 피해자는 국적자동소급상실의 효과가 없다는 것.
따라서 전 변호사는 “국회토론회에서 개정안의 적용범위와 관련해 ‘긴급하고 중대한 공익상의 요청’을 밝히고 국회법사위에서 새 개정안의 소급 적용을 위한 부칙 수정을 강력히 요구하여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걸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선천적 복수국적으로 인한 해외동포들의 피해 사례를 점검하고, 국적법 개정안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9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을 하지 않으면 병역의무 해소 전까지 일률적으로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판단 하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와 공직 진출 등을 못한 불이익을 증명해야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해 주는 제도를 2022년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국적이탈허가제의 복잡성과 비합리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편 국적 자동상실에 대한 중국동포의 반대 의견에 대해 전 변호사는 “신설된 제14조의2, 2항에 의해 대한민국 국적을 재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즉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이 영주할 목적으로 대한민국에 주소를 두는 경우에는 법무부 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의 재취득 허가를 신청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