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Jan
눈이 온다.
개와 함께 새벽 산책을 나간다.
밤새 내린 눈때문에
두발가진 나는 빙판에 디뚱거리며 넘어진다.
겸손이 네발로 앞만 보는 개는 미끄럽지 않은지
디뚱거리지도 넘어 지지도 않는다.
두발 가진 사람은 흔들리며 넘어지는데
네발 가진 개는 흔들리지도 넘어 지지도 않는다.
사륜 동력차가 잘 나가는 이유가
네발 가진 개의 원리 인가.
개는 흔들리지도 넘어지지도 않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왜 흔들리고 넘어 지는것인가.
인간은 개만도 못한 존재인가.
흔들리고 넘어짐에
인간의 약함이 있는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남에 인간의 강함이 있다.
개는 흔들리지 않고 넘어지지 않기에
다시 일어날 필요가 없다.
그래서 개는 개이고
개는 개팔자로 산다.
오만과 잘못 판단으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 날수 있기에 사람이고
넘어지기에 일어날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이 사람 팔자로 산다.
넘어져서 다시 일어날때는
두손을 딛고 일어나는것이 아니라
신이 빌려주시는 두 다리를
도움삼아 일어난다.
인간이 개보다 위대함은
신이 빌려주신 다리를 지팡이 삼아
겸손이 일어날때
네다리로 다시 걸을수 있기에
만물의 영장이 되나보다.
네다리 가진 개는
영원히 머리를 옆으로 두지만
두다리 가진 사람은
영원히 머리를 위로 두기에
신과 함께 걸을수 있다.
눈이 온다.
신과 함께 새벽 산책을 나간다.
네발가진 개의 겸손을 배우며
신이 빌려주시는 두다리를 느끼며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