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네이버 정치인 검색순위 1위에 올랐던 인물은 당시 홍준표 의원이었다. 그 배경에는 2005년 국적법 개정과 함께 불거진 지도층의 병역·국적 논란의 중심 인물로 주목받았다는 점이었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국적법의 개정의 목적은 “사이비. 진짜 동포를 구별하기 위한 것”이라 했지만, 2005년 홍준표 법 시행 20년 후 드러난 국적·병역 제도의 문제점과 그 구조적 허점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홍 의원은 병역기피를 막기 위해 “개정된 국적법의 적용 대상은 해외 단기 체류자의 자녀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외 단기 체류자 중의 상당수는 유학, 취업, 주재원 근무 등으로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자녀를 출산한 경우에 해당되며, 국적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원정출산 예외자’로 인정될 수 있었다. 이 경우 원정출산 예외자는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하면 병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원정출산 예외 규정이 결과적으로 병역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기회주의적 형태를 허용했고, 병역 자원의 손실과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홍 의원은 제기하지 않았다.
둘째, 홍 의원은 당시 “해외에 영주하고 있는 재외국민과 재외동포 2세는 불이익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적법 제12조1항 단서가 삭제되면서, 한국에 출생신고가 안된 한인 2세 남성들에게는 새로운 국적이탈 의무가 발생했다. 따라서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않으면 병역의무가 부과되고, 사실상 병역기피자로 취급되었다. 이로 인해, 한인 2세는 의도하지 않은 복수국적 상태에 놓여 거주국의 공직이나 정계 진출의 걸림돌이 되고, 한국 방문이나 연수에도 제약을 받는 등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제도가 되었다. 그러나 홍 의원이 2005년 개정 국적법이 한인 2세들에게 초래할 수 있는 불이익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거나, 그 문제점을 알고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셋째, 홍 의원은 당시 국적포기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공개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명단 전체를 공개하지 않았고, 결국 홍 의원은 예고했던 고발 조치는 실행되지 않았다. 매년 미국 등 해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남성 국적이탈자 가운데 상당수는 유학, 주재원 파견, 단기 해외 체류 등 예외 요건을 충족한 이른바 원정출산 예외 대상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적업무처리지침 제14조의2 개정 등으로 증빙 서류만 충족하면 국적이탈 허가가 가능해지면서, 이 제도가 국내 기반을 가진 일부 기득권층 자녀의 병역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국적이탈자의 현황과 적용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도의 운영 결과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결국 2005년 홍준표법은 진정한 해외동포와 병역 회피 목적의 국적이탈자를 구분하려던 취지와 달리, 오히려 진짜 동포에게는 병역 관련 불이익을 안기고, 사이비 예외 대상자는 병역의무를 면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강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정출산 예외자에게 부여된 예외 규정을 폐지하고, 원정출산자와 동일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한 국적이탈을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국적법 시행령 제17조를 개정해야 한다.
또한 해외 출산 이민자인 한인 2세의 경우, 한국에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과거와 같이 한국 국적 자동상실 제도를 재도입하여 현행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진정한 재외동포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서도 병역 의무와 국적 제도의 형평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앞으로 9차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먼저 나올지, 아니면 국회가 국적법 개정에 먼저 나설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