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여성관념 갖다가 체류신분 기회 놓친다
이민 상담을 하기위해 부부가 함께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먼저 남편의 학력과 경력을 분석해 보고 난 뒤 고용주 선별 문제를 다룬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남편대신 부인의 학력과 경력을 점검하여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그럴때마다 한국 남편이 묻는 질문이 있다. “여자로 신청해도 식구 전부가 영주권을 받을 수 있어요?”라는 질문이다.
미국 이민법상 부부중 한사람만 영주권 수속이 되어도 같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남자들이 생각 할 때에는 영주권 수속도 남자가 해야지 영주권을 같이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의 발상은 어디서 근거하는 것인가!
조선왕조 500년동안 지속된 남존여비사상. 남성은 주체요 여성은 객체라는 고정관념이 세계화 시대에도 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대의 변화에 반항하며 옛고집을 주장하다가 미국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와서 맞벌이 부부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놀란 것은 나이가 많으면 많을 수록 여성들이 직장에서 일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길 싫어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30대 여성보다 40대 여성이 더 심하고 40대 여성보다 50대 여성이 더심하고, 50대 여성보다는 60대 여성이 더 심하다는 것이다. 어떤 직장여성은 퇴근시간 정도에 폭설이 오니까 집에 가지 않고 회사에서 그냥 자고 다음날 여기서 그냥 근무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을 정도로 남편이 있는 집을 멀리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인 즉, 열심히 일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가도 여전히 남편 밥해 주어야 하고 설거지하고 김치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남편은 TV보고 쉬는데 여자는 직장과 집에서 일복이 터졌기 때문에 짜증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즉 왜 남녀가 평등하게 서로 대해주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여자들의 심정은 동료 여자들과 나눌 생각도 못한다. 왜냐하면 자기만 그런 것 같고 다른 여자들은 다 행복한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여자들 사이에 남편의 불평이 나오기 시작하면 마치 동반자를 만난 듯이 그동안의 서러움을 서로 토해 낸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가 많을 수록 여자들이 집에 들어가기 싫어 한다는 것을 남자들이 알아야 할 때가 있다.
미국남성도 여자를 무시했었다. 여자에게 투표권도 주지 않고 단지 애낳고 가정을 돌보는 사람으로 여겼다. 그러던 중 1차 세계대전이 터진 후 남자들이 전쟁터에서 많이 죽는 바람에 군수물자를 만들어 낼 사람이 없어서 그때부터 여자들이 취업전선에 참여 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미국 여성은 남성들로부터 경제적인 독립과 자립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피임약이 발명된 후 미국여성은 출산을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직장과 가정을 균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찾게 되었다. 또 한편, 전통적인 여성관을 깨기 위해 남녀간의 불평등한 법안을 없애고 법앞에 만인 평등함을 실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는 미국남자의 큰 마음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남자에게도 이러한 큰 마음이 필요한데, 그 이유는 여자를 무시하면 민주주의를 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