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스포츠맨 쉽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했다.
박근혜 후보자의 당선이 확정되자 한편의 사람들은 열광을 하였고, 한편의 사람들은 침울한 모습이었다. 문재인 후보가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고 박근혜 당선인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문 후보는 정파와 정당을 넘어 국정에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것을 보고 한국의 정치가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뿌뜻한 마음이 들었다.
최초의 여성대통령 기록을 세운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승자 당선인과 패자 후보자의 마음이 하나되는 전통을 최초로 세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에서 패한 사람은 먼저 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축하인사를 먼저 전한 뒤,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Concession speech)을 한다. 그런 다음에 당선인은 공식적인 수락의 연설(Acceptance speech) 한다. 이런 미국의 전통은 남북 전쟁 당시 갈라진 나라를 하나로 만들기 위한 노력 속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또한 싸울 때와 손을 잡을 때를 아는 깨끗한 스포츠 맨 쉽을 발휘하는 상징적 이미지로 현재까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1860년 링컨 대통령이 당선되었을때, 더글라스 후보자가 최초로 공식적인 패배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는 링컨 당선인에게 개인적으로 축하 인사를 전하지는 않았다. 그로 부터 1896년 맥킨리 대통령이 당선 되었을 때, 브라이언 후보가 처음으로 승자에게 전보로 연락을 하여 “국민의 의지가 법이다” 라고 하면서 승자에게 축하 메세지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은 하지 않았다.
승자에게 개인적으로 축하 인사를 전하고 또한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전부한 최초의 사람은 1928년 후버 대통령에 패한 스미스(Smith)후보였다. 그 이 후로 미국에서는 패자가 승자에게 전화를 먼저하고, 공식적인 패배인정을 하는 연설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원칙에는 예외가 있듯이, 이 전통에도 한 예외가 있다. 그것은 2000년에 있었던 부시와 고어의 선거전에서 양 후보는 패배인정을 하지 않아서 결국 미 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대통령이 결정이 되었다. 그 이후에 부시대통령을 “선출된 것(Elected)이 아니라, 결정된(Decided) 대통령”이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이렇듯 대통령 선거기간동안 열심히 뛰다보면 패배를 인정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 문재인 전 후보가 패배 연설에서 당선인을 후원해 달라는 뜻 깊은 발언을 통해 한국 정치의 선진화가 시작되는 소중한 걸음걸이 인 것이다.
160년 전 부터 내려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전통과 문화를 하루 아침에 답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200년이 넘는 미국 정치사에서 아직도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이때에, 성 불평등이 극심한 한국에서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것을 보면 새로운 의미의 국민 대 통합의 틀도 하루 아침에 잡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허리가 잘린 한반도와 양분화된 남한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통령 선거이 후 부터는 화해와 배려를 위한 노력이 대통령 선거의 승자와 패자로 부터 시작되어, 예상하지 못한 대 통합의 장이 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