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비례대표제 폐지돼야
최근 한국 국회에서는 종북 의원들에 대한 혼란과 불안감 확산으로 제도적 장치를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종북의원’과 ‘종북 보좌관’들이 국회에 대거 진입함으로써 앞으로 4년 동안 한국의 국방과 안보에 관한 모든 기밀을 어떻게 이용 할 지 몰라서 이에 대한 감시와 감독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 헌정사에 국회의원 선출 방법 중의 하나로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것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직접, 간접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탄생한 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례대표제는 집권 여당에게는 더 많은 국회의원을 확보하게 하여 더 큰 다수당을 만들 수 있고, 또한 행정부의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하기 보다는 행정부의 시녀가 되는 입법부의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게도 한다. 따라서 비례대표제는 삼권분립(Separation of Powers)의 원칙과 견제와 균형(Checks and Balances)의 원칙에 반비례하는 제도로 계속 남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제는 역으로 소수 야당의 몇 안되는 종북의원들이 비례대표에 의해 등장하면서 대한민국을 흔들 수 있는 예상하지 못한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초창기 민주주의의 걸음마를 돕기 위해, 소위 ‘전국구’라는 비례대표제를 통하여 전문가의 등용과 여성등 소수의 대변이란 거창한 팻말을 걸었다. 그러나 그 장미빛 목적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그동안 비례 대표 공천과정은 온갖 부정과 시비의 온상이 되었고 최근에는 일부 정당의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정선거 논란까지 나오게 되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한다고 했던 비례대표제가 오용되고 악용되면서 비민주주의의 상징처럼 부각되고 만 것이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 54명이 비례대표로 선출되는 과정 속에서 국민의 직접 선택을 배제하고 마침내 종북의원들에게 국회 무임승차권을 주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의원 자격 심사제도’ 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있기는 했으나 이는 종북의원을 사전에 예방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번 종북 의원들은 비례대표제에 의해 탄생한 만큼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그 원인을 제공한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것이다.
한국보다 약 100배 정도의 영토를 가진 미국에서는 연방 상, 하원을 비례대표로 선출하지 않는다. 435명의 연방 하원의원과 100명의 연방 상원의원은 모두 국민이 직접 뽑는다. 미국에서는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기때문에 국민이 인물과 정책 그리고 공약을 검증한 뒤 후보자를 선택한다. 의회 무임 승차권이 없는 미국에서는 각 후보자들이 지역구에서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풀뿌리 정치로 국민의 신뢰와 덕망을 얻고자 밤낮으로 고전분투하며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
중요한 것은 민주적인 정치제도를 받아 들이는 것보다는 정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다.?국민이 주인인 국회는 마땅이 국민의 선택에 의해 국회의원을 뽑아 국민을 대변하게 해야 한다. 이제 제 12위 경제 대국이 된 한국도 이에 걸맞는 성숙한 정치대국이 될 때가 되었다.
따라서 과도기적 비례대표제와 ‘보스 정치’는 이제 역사의 뒷페이지로 넘기고, 국민과 국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을 국민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할 때가 왔다. 국익을 앞세우는 옳바른 민주적인 제도가 종북세력 타파 뿐만 아니라 국민이 주인됨을 되찾게 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