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의 진정한 친구, 레인 에반스

레인 에반스 의원이 은퇴한다. 그는 지난 24년동안 미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인권을 위해 싸웠다. 조지타운 법대를 졸업한 후 인권 변호사로 활약하다가, 1982년 처음 국회의원으로 당선 된 후 인권 국회의원으로 변신 하였다.
약 5년 전, 미 대사관의 부당한 비자 거부에 대해 버지니아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 국회의원은 3개 한인 회장 앞에서 기꺼히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 한 뒤, 함흥차사가 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정신대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에반스 의원을 찾아가 사연을 말했다. 에반스 의원은 영주권 신청이 계류되어 있다는 이유로 방문비자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한 관행이며 또한 이로 인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이산가족이 된 현실은 분명 인권 문제라고 하면서, 우리와 함께 2년 동안 싸워주었다. 그 결과, 미 국무부의 시정을 받아 낼 수 있었다.
제일 나중에 도움을 요청한 에반스 의원이 제일 먼저 해결 해 준 셈이었다.
에반스 의원은 미 연방 하원 원호 위원회 민주당 중진 위원이며, 또한 국방 위원회 소속 의원이다. 월남전의 고엽제 피해자의 보상법을 최초로 추진 하고, 걸프전쟁 후의 상의군인 보상에 앞장섰다. 또한 대인지뢰 금지를 위해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미 대사관 문제가 끝난 뒤, 또 다시 한국계 혼혈인에게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 했을 때, 그는 서슴치 않고 법안을 제출해 주었다. 목소리 못내는 사람들을 대변해 주는 그의 인권 정신 때문에, 에반스 의원은 각계 각층에서 수 많은 수상을 받았다.
이러한, 에반스 의원에게 감사를 표하는 밤을 지난 금요일 가졌다. 행여나, 은퇴하시는 행사에 사람이 없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많은 사람이 감사의 뜻을 표하러 오셔서, 한인 사회의 성숙함을 보여준 밤이었다. 특히 이태식 주미 대사와 총영사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어, 한국 정부와 국민이 모두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기에 참으로 의미가 있었다. 3개 한인 회장의 감사 표현과 더불어, 한국에서 에반스 의원의 지병을 치료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가 구성 되었다는 따뜻한 온정도 전달되었다.
에반스 의원은 은퇴하지만, 24년동안 그를 보좌했던 선거 캠페인 매니저인 필 헤어(Phil Hare)가 에반스 의원을 대신 하여 뛰고 있다. 에반스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필 헤어의 11월 선거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다. 그러면 혼혈인 법안의 재상정등 에반스 의원의 인권 정신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정신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하원 결의안 통과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은퇴후 받게 되는 국회의원 연금을 그는 사양했다. 연금을 미 정부에 반납하면서 평벙한 소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은 국민을 섬기려고 국회의원이 된 공복(Public Servant)이기에, 국회의원의 특혜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란다.
결국, 레인 에반스 의원의 생애는 나눔의 생애였다. 그래서 그는 우리의 진정한 친구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