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의 수도가 되는 워싱턴

탁구의 수도가 되는 워싱턴

제 3회 국제 탁구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되었다. 그동안 약 16개국의 다른 민족들이 참가했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타주에 있는 한인 동포들이 대거 참석을 하였다. 미국 탁구협회가 인정하는 한인 최초의 공식 탁구 대회인 것을 전해 듣고, 뉴욕, 뉴져지, 필라델피아, 조지아 그리고LA 지역에서 18명의 한인 탁구선수들이 참석하였으며, 여러 타 민족 선수들과 함께 기량을 겨누었다.

외국인 선수들이 대회장을 입장할 때마다 모두들 한목소리로 “한인 커뮤니티 안에 이렇게 큰 교회가 있는지 몰랐다”고 하며, 또한 “한인이 이런 큰 탁구대회를 주관하는 것에 매우 놀랐다”는 반응을 보여 주었다.

올해 초 부터 이번 국제탁구대회를 계획하고 후원받으며 열심을 다해 준비하였다. 이번에는 와싱턴 중앙장로교회 체육관에서 개최하게 되어 작년에 비해 거의 두배 정도 탁구대회 규모가 커졌다. 접수 마감이 다가오면서 여러 신청자가 몰리는 바람에 약 30여명이 대기자로 남게 되어 우리 탁구협회 회원 중에서 양보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경기 운영상 이미 조를 다 짜논 종목은 안타깝지만은 늦게 신청한 사람들에게는 내년을 기약해 달라고 부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합을 포기하고 다른 외국 선수들에게 양보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나, 대회 주최측으로서 다른 선수들을 먼저 배려하려는그 마음은 정녕 아름다운 스포츠 정신이였다.

대회 하루 전 날, 16대의 탁구대를 전부 옮기고 대회 준비를 하는 많은 회원들이 마치 자기 일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준비가 거의 끝나갈 무렵, 집에서 전화가 왔는데 워싱턴 지역에 시속 81마일의 강풍과 폭우로 나무가 쓰러지고 정전 사태가 일어났다고 하였다. 탁구대를 옮기고 경기진행을 도울 컴퓨터를 설치를 하는등 준비에 바뻤던 우리 회원들은 밖의 예상하지 못한 날씨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대회장도 전기가 나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에 이번 대회는 더더욱 잊혀지지 않는 대회가 되었다.

대회 당일, 대회장에 들어서니 이미 여러회원들이 나와서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고 본부석에 걸려있는 만국기를 보면서 가슴이 벅차 오름을 느꼈다. 이번 대회의 목적은 여러 민족들과 함께 탁구로 하나되는 탁구 잔치 한마당을 열어 미 주류사회의 메인 스트림을 우리 한인들이 만들고자 하는데 있었다. 이번 워싱턴 국제 탁구대회에서는 약 10여개 국 출신의 선수들과 동부와 서부에서 온 미주 한인 선수등 총 100여명의 선수가 종목별로 약 160 경기를 치루었다. 최고의 개인기를 자랑하는 오픈조 일등은 베트남 출신의 선수에게 돌아갔고, 이등은 조지아에서 온 한인 선수가 차지했다. 한국 왕복 비행기표가 걸린 단체전 일등은 중국팀에게, 그리고 이등은 한인과 중동계 혼합팀에게 돌아갔다.

이번 국제대회를 통해서 탁구대회가 양적으로만 큰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질적으로 향상된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또한 자신의 이익도 없는 탁구대회를 위해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의 몫을 담당해 나가는 협회원들의 헌신과 수고에 감사하며 그들이 워싱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장소를 제공해 준 와싱턴 중앙장로교회와 하루 종일 자원 봉사자로 도와준 아가페 학생들과 교사 및 학부형에게 감사를 표하며, 대회를 위해 대한 항공과 정관장에서 상품을 제공해 주었고 그 밖에 상품과 성금으로 후원해 주신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바이다.

결국 워싱턴을 탁구의 수도로 변화시키고 있는 이번 탁구대회는 머리로 한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였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따라서 내년에 있을 제4회 국제 탁구대회를 통해서 탁구 사랑이 이웃사랑의 본보기로 번져 나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