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과 소통
최근 외교부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에서의 해외이민이 급속도로 감소했다고 한다. 더우기 미국행 이민자는 2002년 부터 2012년까지는 약 1만명대를 유지했으나 작년에는 3000명대로 급감하여 70%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한인의 미국 이민 급감 현상을 미국 경제의 침체와 취업을 위한 고용주 감소등으로 이민기회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한다.
그러나 미국행 이민이 줄어든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비자 방문 시행이 아닌가 싶다. 그 이유는 무비자로 입국을 할 경우, 미국내에서 비자 변경이나 연장 혹은 영주권 신청이 불가능하다. 단 한가지 예외 규정은 시민권자의 직계가족인 배우자와 부모 혹은 21세 미혼자녀의 가족이민 신청뿐이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을 약 2백 5십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들 중 약 90%가 미국내에서 신분 변경을 하여 영주권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즉 미국내에서 방문비자나 학생비자 혹은 주재원등의 비이민 비자 신분으로 미국내에서 체류하다가 신분을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무비자가 시행되면서 미국내에서 신분변경을 통해 미국 정착을 하는 길은 사실상 끊기고 만 셈이 되었다.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미 대사관앞에서 새벽부터 줄서기를 하던 관행을 없애 준 무비자가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워는 주었으나, 그 반면에 한국인의 미국진출을 위한 세계화 정책에는 찬물을 끼얹은 부작용을 낳고 말았다. 현시점에서 한국과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비자를 통한 일시적 방문 보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통한 영구적 정착이 우선이며, 무비자는 아직 시기 상조라고 거듭 강조했으나,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이민자 급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주 동포에 의한 동해병기 법안의 통과를 보듯이, 미주 유권자의 힘이 새로운 한국의 국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때에, 앞으로 한국인의 미국 진출은 계속 감소 될 추세이다.
무비자로 인한 미국 진출 장애를 보완하기 위해서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게 부여하는 E-3 취업비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싱가포르와 칠레는 미국과 FTA 무역협정을 맺으면서 2004년도에 H-1B 비자 즉 전문직 단기취업비자를 (싱가포르는 5,400 칠레는 1,400) 할당을 따로 받았다. 호주의 경우, H-1B 비자 대신 새로운 E-3 비자를 신설하여 10,500 비자를 할당해 주었다. 한국은 미국과 한미 자유 무역협정(FTA)를 2011년에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인을 위한 E-3 비자의 할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H-1B 비자의 65,000 개의 쿼타가 금방 소진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무비자의 미국 국회통과를 위해 힘든 로비를 했던 것 처럼 무비자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E-3 비자에 대한 강도 높은 로비가 아울러 요청된다. 한국인을 위한 E-3 비자가 통과되면 국제 경쟁력 향상과 청년 실업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3비자 외에 J비자(연수비자)도 활용하여 연수를 통해 미국과 인적 교류를 증대함으로서 미국을 향한 새로운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무비자 실행 후 미 대사관에서 방문비자(B-2) 거절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즉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는데 왜 구지 방문비자를 받아야하는지에 대한 많은 증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따라서 방문비자이외의 다른 비이민비자의 종류를 연구 분석하여 자신에 적합한 비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서 이민법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민법과 제대로 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정보가 있어도 그것이 과연 내 케이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어서 정보의 홍수속에서도 목마르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수많은 정보가 클라이언트(의뢰인)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켜 헛고생과 불이익을 초래하기도 한다.
세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책이 진정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위한 정보인지에 대한 혼선은 개인이나 국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민법의 바른 정보와 제대로 소통하는 것이 한 개인의 인생과 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