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를 읽고

혼혈인 잇슈가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렸다.
월남전 종식 30주년 특집기사로 지난 일요일판 첫 면을 장식하였다.
월남계 기자가 쓴 기사속에 월남에서 차별받고 서러운 나날을 보냈던 혼혈인의 아픈 인생이 묘사되었다.
월남에서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까닭에 미 시민권 인터뷰 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혼혈인의 안타까운 현실을 잘 표현하였다.
그리고 포스트 기자는 작년에 혼혈인 자동 시민권 부여 법안이 미국회에 제출되었으나 폐기되었다고 썼다.
모처럼 미국 언론에서 혼혈인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주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긴 하나, 다른 아시아 계통 혼혈인은 빼고 유독 월남계 혼혈인에게만 편중된 내용이 아쉬움을 남겼다.
작년에 미국회에 제출된 혼혈인 자동 시민권 부여 법안은 두가지이다.
그 하나는 레인 에반스 의원이 제출한 HR3987 법안으로, 1982년 혼혈인 이민법에 의해 영주권을 받은 아시아 5개국(한국, 베트남,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혼혈인에게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자는 법안이고, 또 다른 하나는 조 로프그랜 의원이 제출한 HR3360 법안으로, 1988년 혼혈인 귀국법에 의해 월남에서 추가로 이민온 혼혈인만 대상으로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자는 법안이다.
HR3987 법안과 HR 3360법안은 모두 작년에 폐기되었다.
그러나 레인 에반스 의원은 올해 다시 HR 814라는 법안으로 혼혈인 자동 시민권 부여 법안을 재상정하였다.
포스트 기자는 작년에 폐기된 월남계 법안인 HR 3360만 언급하고, 새로 재상정된 법안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었다.
혼혈인 잇슈에 있어서도 월남계 혼혈인에게 차별받는 기분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리고 월남계 기자가 월남인을 비판하는 글이 아니라, 자기 민족의 인권을 위해 당당히 글을 쓰도록 미국 신문에서 배려한 것을 보면서, 그들의 정치적 신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아시아 5개국 혼혈인에게 먼저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는 한, 일부 월남계만 따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은 차별법안으로 통과되기 힘들 것으로 본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1982년과 1988년 두개의 혼혈인 법안에 의해 영주권을 받은 모든 혼혈인에게 시민권을 자동부여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번을 계기로, 혼혈인들이 아버지 나라 미국에서 하루속히 인정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