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1월
송장과 성장
한국말 하시는 미국인을 만났다.
발음에 약간의 문제가 있기는 했으나, 유창한 한국말에 깜짝 놀랐다.
솔직히, 영어 대신에 한국어로 통하는 편리함 때문에 나 자신이 더 놀랐는지도 모르겠다.
대화 중에 화제거리가 한국의 경제로 옮겨졌다.
입에 거품을 품으며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언급했다. 그 미국인도 나의 의견에 동감하는 듯 “한국의 경제송장 놀라워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경제송장”이란 말을 듣고 또한번 깜짝 놀랐다.
그 미국인에게 “송장(corpse)”은 시체를 뜻하며, “성장(growth)”과는 발음이 틀리다고 지적해 줬다. 간단한 발음 실수가 빚어낸 에피소드 때문에 같이 웃었다.
한참 웃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결코 웃을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
갑자기 심각해진 나 자신 떄문에 또한번 놀랐다.
과연 지난해 나의 개인 성장은 개인 송장이 아니였는지!
불현듯, 책상위에 적혀있는 글이 생각났다.
“실수 없이는 용서가 없고, 용서 없이는 사랑이 없고,
사랑이 없이는 개인 성장이 없다.”
새해부터는 “개인 송장”이 아니라, “개인 성장”을 지향하는?뜻깊은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헤어질때 미국인이 나보고 한국말 선생님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그분에게 “당신은 나의 인생의 선생님이시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왜냐하면 그분은 성장과 송장의 차이를 일깨워주신 분이시기 때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