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집 아들, 미국 시장 당선

“세탁소집 아들, 시장 당선” 한국 언론의 머릿기사 제목이다.
얼마전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 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준최씨를 뜻한 말 이다.
이 머릿기사 제목을 보고 아직도 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가치관과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를 재확인해 본다.
간혹 한국에서 해외에 나가있는 동포들을 비꼬아서 말할때 “똥포”라는 표현을 쓴다. 재미동포는 세탁소나 하면서 거지같이 산다고 소개하는TV드라마 장면도 생각난다.
떠난 자와 남은 자 간의 질투와 골이 이렇게 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이민은 매국이 아니라 애국임에도 불구하고 떠난 자는 조국을 버린 자로 매도하는 그릇된 국민정서. 이런 잘못된 국민정서를 이용하여 표심을 얻으려는 얄팍한 한국 정치인의 반세계화 법안들.
더 혼란스러운 것은 바다 건너가 아닌, 연결된 같은 땅덩어리에 살고 있는 북한동포는 동포인가 “똥포”인가. 무의식 중에 잠재해 있는 한국인 사이의 생소한 거리감은 언제 떨칠 수 있단 말인가?
처음 미국에 도착하면, 공항에 마중나오는 사람의 직업을 따라가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언어와 문화가 틀린 나라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김치먹다 온 사람이 하루아침에 빠다먹은 사람처럼 영어를 잘할 수 없으니 미국 공무원이 되거나 미국 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그림의 떡이 될 수 밖에.
그러니 이미 터전을 잡은 재미동포의 사업을 답습하는 것이 안전했으리라.
특별한 기술이나 영어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세탁소가 그래서 한인들에게 호감이 갔는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중국사람은 식당을 하고, 인도사람은 모텔을 하는 것과 같은 양상이라고나 할까.
덕분에 미국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한인 세탁소가 없는 곳이 없다.
그래서 긍지를 갖고 세탁소를 하는 한 재미동포는 “나는 미국의 주름을 잡는다”고 했던가. 그 결과 세탁소집 아들과 딸들이 지금은 변호사가 되고 공무원이 되고 미국사회를 주름잡기 시작한 것 이다.
준최 에디슨 시장도 바로 세탁소집 아들이다. 이것이 바로 해외진출의 성과이요 쾌거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에서의 세탁소의 개념과 미국의 세탁소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 이다. 한국의 세탁소집 주인 아들도 시장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미국동포의 세탁소집 아들이 시장된 것이 머릿기사 제목이 될 수 있는 것 인가. 아직도 미국 동포사회의 깊은 이해가 없는 한국식 사고에서 나온 기사 제목이 괜히 서글프기까지 하다.
하루속히 동포를 이해하고 배우는 성의가 간절히 요청된다. 만약 그랬더라면, 세탁소집 아들을 강조하기 보다는 동포의 아들이 시장된 것을 더 강조했으리라.
지금이라도 한민족끼리 서로 배우고 이해할때 우리는 진정 한민족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