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미 대통령 선거의 해이다. ‘이민은 정치이다’라고 했듯이 대통령 선거를 치루는 해의 시민권 수속기간은 현직 대통령이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최근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가 미국 피 오염’ 시키고 있다고 이민자를 겨냥한 혐오성 발언을 다시 쏟아냈다. 이처럼 반 이민정책의 선두주자인 트럼프를 우려한 나머지 시민권 신청을 서두려고 하는 이민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나 트럼프의 시민권 취득 강화에 대한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염려하여 비 영어권 출신 이민자들은 2024년 11월 대통령 선거 전에 시민권 신청을 고려하는 추세이다.
뒤돌아보면, 트럼프 행정부 때에는 시민권 취득 절차가 매우 까다로웠고 또한 수속 기간도 오래 걸렸다. 트럼프 행정부 말기인 2020년 12월에는 시민권 취득 절차를 대폭 강화하여 미국 정부와 역사 시험의 난이도를 높이고 영어 능력과 필수 지식을 요구하여 시민권 취득을 어렵게 하였다. 따라서 2008년 버전에 의하면 총 100 문항 가운데 10문제가 제출되며 10문제 중 6문제 이상 맞추면 시험이 통과되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새 규정에 의해 시민권 시험 문항도 128로 늘어났고 또한 20문제 중 12문제를 맞추어야 시험을 통과할 수 있도록 시민권 취득 장벽을 높혔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시민권 신청 수수료 인상을 시도하여 이민자에게 시민권 신청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려고 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0년 2월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시민권 시험 강화’를 전격 폐지하고, 예전 시민권 시험 방식으로 되돌아 갔고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또한 시민권 신청 수수료 인상안도 철회하여 시민권 신청의 문턱을 원상복귀하였다.
더우기 친 이민정책을 지양하는 바이든 행정부하에서 치뤄지는 2024년 대통령 선거 기간 중의 시민권 수속 기간은 단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적으로 시민권 신청하는데 소요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이다. 그러나 최근에 시민권 신청을 한 케이스는 접수 후 한달 만에 시민권 인터뷰 통지서를 받았고, 한달 뒤에 이민국에서 인터뷰를 통과하면 곧 바로 선서하고 시민권 증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약 3개월 전 후에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그리고 관할 이민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민주당 대통령하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는 2024년에도 시민권 신청 수속 기간이 빨라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이민자 출신이 시민권자가 되면 민주당을 선호한다는 정치적 분석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전에 오바마 대통령 임기 말에도 시민권 수속 신청 기간이 빨랐던 것을 보면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번에 시민권 신청 자격 조건을 갖춘 영주권자는 미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시민권 신청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