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적법이 개정되었다.
내용인 즉, 원정 출산 뿐만 아니라 해외 유학생이나 주재원의 자녀가 외국 시민권을 획득하여도 병역 미필자는 국적 포기를 할 수 없다는 것 이다.
개정 국적법은 시대 낙후적 법안이요, 세계화 포기의 선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미국의 속지주의에 의해 미국내에서 출생한 자는 미국 시민권자가 된다. 그런데 개정 국적법은 자녀의 출생 당시 부모의 미국체류 비자 신분에 따라 국적포기를 제한하고 있다.
어찌하여 자녀의 신분이 부모의 신분에 종속되어야만 하는가.
이는 구시대적, 연좌제적 법안이요 사고 방식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또한, 자녀의 국적포기로 자녀의 부모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연좌제적 국민정서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 인가. 이는 분명 세계화와는 동떨어진 국민 정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미국에는 약 2백만이 넘는 한인이 살고 있다.
초창기 시절에는 국제결혼으로 이민온 사람들이 문어발 식으로 가족을 초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한인이 조금씩 늘면서 아울러 취업이민도 덩달아 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처음에는 가족이민의 비율이 높다가 지금은 가족이민과 취업이민의 비율이 거의 50% 대 50% 정도이다.
이는 곧 한인이 한인을 이민 시킨다는뜻이다.
그런데 미국 가는 사람을 향한 한국의 국민정서는 “누구는 인삼 뿌리 먹고, 누구는 배추 뿌리 먹냐”는 식의 부정적, 질투적 사고인데, 이는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이다.
한인끼리 초청하는 이민임을 고려할때, 미국 이민가는 사람에게 “어서 가서 나를 불러 주세요”라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국민 정서로 바로 잡아야 할 것 이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문을 닫기 시작했고, 취업이민도 “펌”이란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여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시민권자 자녀는 제2의 가족이민을 이끌어낼 이민의 씨앗이라 할 수 있다. 시민권자는 배우자 및 부모를 초청할 수 있고, 또한, 형제, 자매 초청도 가능하다.
그런데 개정 국적법은 이러한 미시민권자의 이민의 씨앗을 짓밟아 아예 싹조차 못트게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세계화, 그리고 세계시민을 지향하지 않는 한, 한국병의 뿌리인 교통 지옥, 입시 지옥은 한국의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 이다.
부정적이며 이중 잣대적인 국민 정서, 그리고 이를 부채질하여 인기상승을 노리는 얄팍한 정치인.
이는 분명 한국의 백년 대개를 가로막는 빨간 신호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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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