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비자 면제국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우는 아이 젖 한번 더 준다.”했듯이, 무비자 입국을 반미 감정 해소책으로 연결해온 한국측 요구가 어느정도 관철된 것 같다.
그러나 미 이민법상 비자 면제국에 따르는 권리와 의무의 이해없이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 있다.
먼저, 무비자로 입국하면, 90일까지 미국체류가 가능하다. 즉, 90일전에 반드시 미국을 떠나야 한다. 이것이 미 이민법 규정이다.
따라서 첫째, 무비자로 입국한 자는, 미국내에서 체류연장을 할 수 없다. 예를 들면, 회사 출장이나 여행중 90일 이상 소요될 경우, 미국내에서 이민국을 통한 체류 연장이 안 된다. 미국 방문을 위한 경비와 시간을 고려할때, 체류 연장 불가능은 심각한 불이익이 아닐 수 없다.
둘째, 무비자로 입국한 자는, 미국내에서 다른 비자로 변경할 수 없다. 즉, 미국 방문중 취업기회를 찾았거나 혹은 공부할 경우가 있어도, 취업비자나 학생비자로의 변경이 안 된다. 결국 한국내 미 대사관을 통한 비이민 비자신청을 하여야만 된다.
셋째, 무비자로 입국한 자는, 미국내에서 영주권 인터뷰 신청을 할 수 없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족이민이나 취업이민의 조건을 갖춘 자라 할지라도 미국내에서의 영주권 인터뷰 신청이 불가능하다. 결국 한국내 미 대사관에서 이민 비자 인터뷰 수속을 해야 한다.
이러한 미 이민법 규정때문에, 성급한 미국 무비자 입국은 오히려 한국의 자존심을 구길 수 있으며, 수많은 한국인을 불법 체류자로 전략시킬 수도 있다.
마치 나방이 불을 보고 뛰어드는 것 처럼, 비자 면제로 인한 무작정 미국 입국자를 누군가는 막아야 한다.
방문비자를 받아야 하는 지금에도, 미국만 가면 다 해결된다고 믿고 있는 한국 실정을 고려할때, 무비자 입국후 얼마나 많은 불법 체류자가 발생할지는 삼척동자도 추측할 수 있는 일이다.
경기가 나쁜 이 상황에서, 명퇴 당한 자나 자녀의 교육때문에, 그리고 비자가 떨어질까봐 아예 비자 신청도 못해 본 사람들이 미국에서 불법체류자가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불법 체류자가 되면 운전 면허증과 취업이 불가능하고, 자녀의 대학입학도 힘들다. 또한, 불법 체류 후 미국을 떠나면 미국 재입국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즉, 수많은 인생이 깨지고 만다. 비자 면제국 취소라는 예견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한국의 비자면제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시기상조이다.
미 이민법에 대한 홍보가 있은 뒤, 한국경제가 호경기일때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로 그때 미국측에서도 한국을 비자면제국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무비자 입국은 허니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쥐약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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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