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 땐 한인 전용비자 요구를”

세계일보 워싱턴 특파원 뉴스: http://www.segye.com/newsView/20170606001638

“한·미 FTA 재협상 땐 한인 전용비자 요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밀어붙이면 우리 정부는 한국인 전용비자(E-4) 신설을 요청해야 합니다. 협상력을 제고하고 청년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이민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전종준(59·사진) ‘워싱턴 로펌’ 대표 변호사는 5일(현지시간) “미국은 FTA를 맺은 나라엔 전용 비자제도를 부여해 왔지만 5년 전 한국엔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일례로 2005년 1월 미국과 FTA를 체결한 호주는 그해 5월 미 의회에서 ‘호주 전용 비자 할당법안’이 통과되면서 1만500개의 비자 발급을 할당받았다. E-4 비자 할당 요구는 미국의 FTA 재협상 상대국이 포기하지 말아야 할 권리라는 설명이다. 전 변호사는 “한국 정부도 FTA 재협상에서 E-4 비자 신설을 미국에 강하게 요구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재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선진기술을 습득하고 청년 실업 해소와 국가 경쟁력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변호사는 이민은 이민자 개인만을 위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 생활 35년째인 전 변호사는 “이민은 나라를 등지는 것도 매국도 아니고, 모국에 대한 애국”이라며 “재미한인 감소는 한국에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인의 미국 진출이 줄면 ‘제2의 동해 병기 법안 운동’ 등도 전개되기 힘들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보기에 해외진출은 보이지 않는 정치, 경제적 영역의 확장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한 그의 설명은 이랬다. 취업비자나 이민비자로 해외에 진출하는 많은 이들이 고국에 송금하고 현지사회에서 키운 유무형의 정치적 영향력은 모국에 도움을 준다. 유대인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해외에 거주하며 이스라엘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오래전부터 해외로 진출한 화교들 덕분에 탄생한 각국의 차이나타운은 중국의 대외진출 창구가 되고 있다.

우리는 베트남과 중동에 진출해 경제 발전에 도움을 받았지만, 이후엔 이들 진출에 버금가는 취업 및 이민이 없었다. 전 변호사는 최근 이 같은 시각을 담은 저서 ‘트럼프시대 미국 비자 가이드-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부인되기까지’라는 책을 출간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email protected]